롬니, 플로리다 압승… 대세론 재시동
입력 2012-02-01 21:58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을 따돌리고 압승했다.
롬니는 득표율 46%(98% 개표 기준)로 32%를 얻은 깅그리치를 크게 앞섰다. 롬니는 인구가 4번째로 많은 플로리다에서 자신을 맹추격한 깅그리치를 따돌림으로써, 흔들리던 대세론을 다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13%를, 플로리다 경선을 포기했던 론 폴 하원의원은 7%를 기록하며 상당히 쳐졌다. 이제 공화당 경선은 뚜렷하게 양강 구도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롬니, 대의원 수 압도=롬니는 플로리다의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공화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참석 대의원 50표의 지지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 4번 경선을 치른 지금까지 롬니는 대의원 표를 모두 87표 확보했고, 깅그리치는 26표를 얻었다.
초반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 압승을 거두자 롬니 진영은 ‘이제 게임은 끝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롬니는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에게 “플로리다 경선은 위대한 승리”라면서 “당내 경선이 우리를 분열시키지는 못할 것이며,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며 본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꺾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롬니가 대세를 장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사실상 대통령 후보급 경호를 위해 ‘수일 내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경호가 시작될 것’이라고 CNN이 연방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깅그리치는 “아직도 46개주가 남아있다”며 “8월 말 전당대회까지 계속 참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자신의 중도사퇴설이 나오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번 플로리다 경선에서 롬니 캠프는 TV 광고비용으로 무려 700만 달러를 쏟아부었으며, 깅그리치는 100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그만큼 롬니가 대세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것이다.
◇슈퍼 화요일에 전력=후보들은 10개주 경선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슈퍼화요일(3월 6일)을 겨냥하고 있다. 2월에는 4일, 7일, 29일에 각각 2∼3곳에서 벌어진다. 2∼3월 경선의 초점은 과연 반(反)롬니 전선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냐로 모아진다.
보수 핵심세력으로부터 정체성을 의심받는 롬니를 겨냥, 깅그리치는 가는 곳마다 “나는 정통 보수”라는 점을 강조한다. 플로리다에서 13%를 얻어 양강 후보에 비해 상당히 처져있는 샌토럼은 보수층 일각으로부터 반롬니 전선을 위해 중도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거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들은 샌토럼이 사퇴하더라도 그 지지율이 그대로 깅그리치에게 옮겨 갈지는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깅그리치도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으로부터 받은 거액 자문료, 비도덕적인 이혼 경력 등 결정적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선거자금을 월등하게 많이 모금한 롬니가 2월 경선과 슈퍼화요일에도 우세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하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