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케이블카 산행 눈부신 설경에 반하다… 떠나보고 싶은 고봉준령들

입력 2012-02-01 18:08


한 마리 새가 되어 고봉준령을 날아보면 어떤 기분일까. 설악산을 비롯해 명산에 설치된 케이블카가 산행이 힘든 한겨울을 맞아 인기 절정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병풍처럼 깎아지른 산을 오르다 보면 고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설경이 3D 영화처럼 생생하고 웅장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겨울산으로 ‘천상의 산책’을 떠나본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경남 통영)

통영 앞바다의 미륵산에 설치된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운행 길이가 1975m로 8인승 곤돌라 48대가 1초에 4m 속도로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른다. 하부역사에서 상부역사까지 10분. 발아래로 펼쳐지는 통영 시가지와 통영 앞바다, 그리고 다랑논으로 유명한 야솟골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상부역사에서 신성대 전망대까지는 도보로 3분, 신성대 전망대에서 미륵산 정상인 미륵봉(461m)까지는 7분 정도 걸린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인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한산대첩 현장과 한산도에서 여수까지의 300리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본 대마도, 지리산 천왕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철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하지만 상행은 1시간 전에 탑승을 완료해야 한다. 왕복요금은 어른 9000원·어린이 5000원이고 매달 둘째·넷째 월요일은 정기휴일. 정상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려면 케이블카와 등산로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1544-3303).

◇두륜산 케이블카(전남 해남)

설경이 아름다운 두륜산(703m)은 8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이루어진 남도의 명산. 대흥사 입구에서 정상까지 걸어서 2∼3시간 걸리지만 반대쪽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정상 바로 아래에 위치한 상부역사까지 1.6㎞를 8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상부역사에서 286계단의 산책로를 걸어 해발 638m에 위치한 고계봉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면 강진만, 완도만, 진도만 등 다도해의 삼면과 제주도의 한라산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인근에 고산 윤선도의 녹우당, 우항리 공룡화석지, 우수영 관광지, 땅끝마을 등이 위치하고 있다.

두륜산 케이블카는 겨울철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정원 50명으로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왕복탑승권은 어른 8000원·어린이 5000원으로, 반드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해야 한다. 매달 음력 3일에 일출 감상 운행도 한다(061-534-8992).

◇설악소공원 케이블카(강원 속초)

가장 짧은 시간에 설악산의 참맛을 보려면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케이블카의 운행거리는 설악동 승강장에서 권금성 승강장까지 1128m로 탑승시간은 5분. 고도가 높아질수록 권금성 일대의 기암절벽과 소공원은 물론 저항령, 토왕성폭포, 울산바위 등 외설악의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권금성 승강장에서 권금성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겨울철에는 눈이 빙판처럼 다져져 반드시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권금성은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화채능선 정상부와 북쪽 산 끝을 에워싸고 있는 천연의 암벽 요새로 성벽은 허물어져 터만 남아 있다.

권금성에서 보는 외설악의 설경은 감동적이다. 병풍처럼 깎아지른 암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아침햇살에 젖어 황금색으로 빛나는 바위는 한 폭의 그림. 케이블카는 겨울철에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정원 50명으로 왕복요금은 어른 9000원·어린이 6000원(033-636-4300).

◇대둔산 케이블카(전북 완주)

대둔산은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금산군과 접경을 이루는 도립공원으로 마천대(878m)를 중심으로 뻗어 내린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동학농민 최후 항쟁 유적지로 임진왜란 때는 권율 장군이 험난한 지세를 이용해 왜군을 격파하기도 했다.

대둔산 산행은 주로 완주군 운주면 대둔산온천관광호텔 앞에서 시작된다. 호텔 바로 뒤에서 산 중턱까지 927m 구간을 케이블카가 이어주기 때문이다. 대둔산에 51인승 케이블카가 설치된 것은 1990년. 산세가 워낙 험해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의 산행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원 50명의 케이블카는 왕복요금이 어른 8000원·어린이 5000원, 편도요금은 어른 5000원·어린이 3000원.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로 운행한다. 상부정류장에서 정상까지 스릴 만점의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이어진다(063-263-6638).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