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정은, 무기수출 계속할 것”… 백악관 “대북정책 불변”

입력 2012-02-01 18:58

미국은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관련, 북한 김정은 체제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현재로선 대북 정책을 변화시키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31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증언 및 제출 보고서에서 “새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무기시스템 수출 정책을 변경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 합의(2007년 10월)를 통해 핵 물질, 기술 등을 이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다시 핵기술을 수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은 “WMD 확산은 글로벌 위협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면서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에 탄도미사일과 관련 부품을 수출하는 것은 북한의 확산 행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북한을 WMD 확산 국가로 지목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과 관련 “제한적인 조건 하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이 군사적 패배나 회복할 수 없는 통제력 상실 등의 상황에 놓이지 않는 한 미군이나 미국 영토를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클래퍼 장관은 이어 “김정은의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기존 권력층이 정권의 불안을 차단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 단기간적으로는 응집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이 종합적으로 김정은 체제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놓은 가운데, 백악관도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임을 언급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와 북한에 장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견할 수는 없지만 정책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은 “2011년 미국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암살 모의 사건을 볼 때, 이란이 미국 내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란이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해외에서 공격하려는 음모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