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우체국-파푸아뉴기니 문성 선교사] (11)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삶(세 번째 이야기)
입력 2012-02-01 18:05
“하나님이 당신 핏줄 터지지 않도록 쥐고 계셨나봐요”
호주 병원에서 돌아와 아직 걷기가 불편해 베개를 배에 대고 헬기에 올랐다. Kora에 내리자 많은 부족 사람들이 찾아와 울기 시작했다. 걸어갈 수 없을 만큼 끌어안고 울음이 다 멈출 때까지 서 있었다. 얼굴에 흙칠을 한 사람, 온몸에 붉은 흙을 바른 사람, 남녀노소 모두 찾아와 큰 울음바다가 됐다. 죽을 것이란 말을 듣고 시신을 기다리던 부족 사람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부족 형제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느냐 하는 것이었다. 내가 설명하기를 “의사가 배를 가르고 모든 창자를 꺼낸 다음에 가장 큰 핏줄을 찾아 부풀어 오른 핏줄을 잘라 버리고 다른 호스를 연결한 후 창자를 다시 넣고 배를 닫아 꿰매 살아났다”고 하자 모두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놀라워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아차! 내가 실수를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이 돼지를 죽일 때와 유사한 방법인데 돼지는 죽는데 죽었던 하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니 놀라워했다. 혹시 나를 신처럼 생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돼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의사라는 병을 고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는데 하나님이 주신 지혜이며 등등등….”
그런데 한 형제가 손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오데바나! 나는 당신이 어떻게 살아 왔는지 알 것 같습니다.” “네가 어떻게 아니?” “하나님이 하얀 사람의 큰 핏줄을 터지지 않도록 두 손으로 쥐고 계셨나 봐요.” 나는 형제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너무 벅차 통증을 느꼈다. 몇 달을 병원에 있는 동안 많은 사람의 병문안을 받았지만, 오늘 저 벌거벗은 부족형제의 입술을 통해 진리의 말씀을 듣게 하시고 한편으로 나를 신으로 생각한다며 주님의 행하심을 제안하는 죄를 자복하게 하셔서 은혜를 입으니 감사뿐이었다.
며칠이 지난 후 레몬 오노하의 초청으로 마을로 올라갔다. “내 아버지가 죽으며 말했습니다. 오데바나가 살아서 돌아오면 내 소유의 모든 산에 있는 나무를 하나님의 집을 짓는 데 주어라라고 하셨습니다.” 큰아들 레몬 오노하는 흥분되어 큰 소리로 마을 사람들에게 외쳤다. 또 다른 청년 마띠아스 네기도 “큰 남자 3명이 잡기에도 힘든 큰 잣나무 다섯 그루가 있는데 그 중에 2그루를 하나님의 집을 지을 때 기둥으로 사용하시오”라고 말했다.
부족 형제들은 죽을 때 결코 격담의 유언을 하지 않는다. 산사태로 흙이 산 아래로 내려가면 자기의 흙이라고 퍼 올릴 만큼 자기 것에 집착한다. 부족의 삶에서 나무는 생명보다 소중하다. 나무가 없으면 집도, 땔감도 사냥도 음식도 없다. 그들은 나무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소유를 위하여 싸운다. 모든 삶이 물질과 관련이 있다. 준 만큼 받아야 하며 받은 만큼 대가를 주어야 한다. 모든 문제는 물질에서 시작되며 물질로 그 문제를 해결한다. 그만큼 땅과 나무는 부족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재산이며 생명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하나님의 집을 짓는 데 내어 놓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3개월이 지난 후 다시 호주 케언즈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혈액과 인공동맥 CT 촬영을 통해 검사를 한 후 의사들은 이상하다고 다시 일주일 후에 검사를 하자고 하였다. 그렇게 다시 몇 번을 반복했다.
마지막 결과가 나오는 날, 원장을 비롯해 여러 명의 의사들이 컴퓨터 화면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만약에 붉은 화면이 나오면 혈액에 아직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청색화면은 정상이라는 뜻입니다” 하며 컴퓨터 마우스를 조심스럽게 누르기 시작했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청색뿐이었다. 1년 동안 3200㎎의 항생제를 하루 세 번 복용한 후 결과를 보고 재수술 여부를 결정하자던 의사들은 놀라워하며 말하기를 “혈액은 물론 인공동맥 주름에 있던 모든 구균이 다 죽었습니다. 다시는 당신을 우리가 구균 때문에는 만나지 않아도 됩니다”라며 크게 기뻐했다.
“인동동맥을 둘러싼 조직이 아직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의 결과로는 재수술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공동맥을 둘러싼 조직이 언제까지 줄어드는지 일년에 한 번 CT를 통해 검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의 하나님이 당신을 도왔습니다.” “우리는 한 것이 없습니다.” 호주 케언즈 베이스 병원의 원장과 전문의들이 내게 한 말이다. “지금은 당신들이 당신의 하나님이라고 말하지만 언젠가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할 때를 위해 내가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매년 병원을 찾을 때마다 그들은 나를 ‘기적의 사람“이라고 부르며 기억한다. 8년 전 말라리아로 동맥류로 구균으로 죽어야 했던 나, 오늘도 그때의 후유증으로 심장, 신장, 혈관, 고혈압, 당뇨 등 6가지의 약을 매일 복용해야만 하는 몸이지만 나의 생명을 연장하신 주님, 생명이 주님의 손에 있음을 가르치신 주님, 하루하루 아침이 되면 오늘을 창조하신 주님을 찬양하며 주권자 하나님에게 순종하며 죄인 됨을 알게 하시어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죄를 용서 받는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의 장래 은혜의 소망 안에서 기쁨을 누린다.
지금도 가끔 그때 한마음 한 믿음 안에서 기도했던 분들을 만난다. 완치 후 2년이 지나 한국의 병원에서 CT촬영을 했는데 화면을 유심히 보던 의사가 “선교사님 여기 또 다른 기적이 있습니다. 인공동맥을 둘러싼 조직이 구균으로 상했다가 치료가 되면서 줄어들었는데 그 지름이 정확하게 4㎝입니다. 만약에 1㎜라도 더 줄었다면 즉시 지금의 혈압을 견디도록 재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4㎝에서 멈추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다. 아멘.
오전, 오후 머리가 하얀 노신사가 눈에 띄었다. 호주 교회 집회가 끝난 후 나에게 다가와 “나는 당신을 모릅니다. 그런데 당신의 긴급한 기도 메일을 받고 그동안 기도하고 있었는데 당신이 이 교회에 온다고 해 찾아왔습니다”라며 성경 말씀을 펼쳐 보이며 “나는 당신을 위해 기도를 시작하면서 문 선교사는 죽지 않는다는 확신이 가슴 가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말을 나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 생애에 하나님의 말씀이 응답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시면서 눈시울을 적시었다. 펼쳐 보여 주신 성경의 말씀은 나에게 고난과 환란이 왜 필요했었는지 알게 하셨다.
“나는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리라.”(시편 118:18)
“I will not die but live, and will proclaim what the LORD has done.”
● 문성 선교사
문성(60) 선교사는 아내 이민아 선교사와 함께 20년째 파푸아뉴기니 선교를 하고 있다. 지병 박리성대동맥류 때문에 인공동맥을 차고 있다. 선교지 코라 부족은 식인을 할 정도로 원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