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은 나를 넘어라”… 비운의 스케이터 안현수 모스크바 월드컵 계주 출전
입력 2012-01-31 19:03
러시아 대표선수로 새 출발한 안현수(27·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월드컵 무대에서 귀화이후 처음 한국선수와 맞대결을 펼친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안현수가 오는 3∼5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1∼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한다고 31일 밝혔다. 안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 종목에는 출전하지 않고 5000m 계주에만 나설 계획이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홈페이지를 통해 “안현수는 지난 2년간 빙판 복귀를 방해한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면서 “몸 상태가 호전됐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아 계주에만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현수의 몸 상태가 성적을 기대할 만큼 완벽하지는 않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계주 멤버로 참여시켜 러시아 대표로서 존재감을 나타내기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계주 출전인 만큼 한국 선수들과의 제대로 된 맞대결을 지켜볼 수는 없지만 현재 안현수가 어느 정도의 컨디션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안현수는 최근 러시아 국내 대회에서 10위권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대신 3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안현수의 몸 상태를 봐 개인종목에도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이번 월드컵 5차 대회에 노진규(한국체대) 이호석(고양시청) 곽윤기(연세대) 등 정예멤버를 내보내 정면승부를 펼친다. 올 월드컵시리즈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3차례 격돌했다. 1차에서 한국 3위 러시아 5위(실격), 2차에서 한국 1위 러시아 2위, 3차에서 러시아 2위 한국 4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레이스를 펼쳤다.
2003∼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3관왕 등 쇼트트랙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안현수는 지난해 러시아로 귀화했다.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안현수의 의지와 자국에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러시아 연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