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축시키는 정치환경 도움 안돼”… MB, 국무회의서 강조

입력 2012-01-31 18:31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요즘 모든 정치 환경들이 기업들을 위축되도록 만들고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결코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업들을 너무 위축시키면 투자와 고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적인 이해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까지 강력한 재벌개혁을 화두로 들고나오자 이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친기업 정책기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데 대한 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기업이 중소 상공인의 고유 영역을 침범한다거나 편법 증여·상속을 하는 등 악습은 견제해야 하지만, 대기업 자체를 마치 타도해야 할 절대악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안 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한다.

박 대변인은 “대기업 자제들이 개척정신이나 도전정신 없이 국가 발전에 크게 도움되지 않을 사업을 하고 소상공인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너무 한쪽으로 몰아가서 대기업의 사기가 떨어지게 하는 것도 국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학교 폭력과 관련해 전날 ‘위(Wee) 센터’를 방문한 것을 거론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야 한다. 정책을 확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고 참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