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겨울 숲 옹달샘
입력 2012-01-31 18:10
겨울 숲은 온통 고요입니다. 그래서 하늘음성에 귀 기울이기에 가장 좋을 때입니다. 숲으로 난 길가 조그만 옹달샘에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 발길을 옮깁니다.
졸졸거리는 물을 ‘한잔 마실까?’ 잠시 망설입니다. 뺨으로 와 닿은 겨울햇살은 따뜻하지만 여전히 손끝은 겨울바람처럼 시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혼까지 씻어줄 것 같은 옹달샘물에 마음까지 맑아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옹달샘은 졸졸거리며 숲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겨울 옹달샘에 흐르는 물은 지난 가을비를 품었던 숲이 겨울에 내어놓는 것입니다. 그래서 겨울샘이지만 가을햇살의 따뜻함이 물에 담겨있습니다.
겨울 숲 옹달샘은 하늘에서 내려온 여름안개나 가을비라 할지라도 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에 내어놓아 지나가는 길손도, 산새도 옹달샘 물로 봄을 기다릴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 무엇이든 품고 기도할 수 있다면 겨울 숲 옹달샘처럼 시린 영혼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