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문’ 감정기술 최근 개발… 8년전 살인 용의자 잡았다

입력 2012-01-30 19:05

사건이 발생한 뒤 8년간 장기미제로 남았던 ‘대전 대성동 부녀자 살인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은 30일 대전 동구 대사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2004년 12월 5일 오전 3시50분쯤 A씨(42·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B씨(5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시 A씨는 가슴 옆구리 등 흉기로 10여곳을 찔린 채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 숨져 있었고, 이를 순찰 중이던 경비원이 발견해 가족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확보하고 차량과 주변 CCTV 영상내용 등을 확보, 수사했으나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유일한 단서인 타인의 것으로 보이는 칼집을 감은 청색테이프 안쪽 접착면에서 ‘쪽 지문’(지문의 일부)을 채취했으나 당시 수사기법으론 용의자를 찾을 수 없었다. A씨가 숨지기 30분 전 주차장까지 승용차를 몰았던 대리운전 기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최근 과학수사기법의 발달에 따라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쪽 지문’에 대해 지난달 18일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재감정을 의뢰했고 이달 15일 회신을 받았다. 이에 따라 특수강도 전과자 79명 중 용의자를 특정하고 지난 28일 오전 9시쯤 B씨를 검거했다. B씨는 다른 강력 범죄 혐의로 장기간 복역한 뒤 최근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당시 귀가 중이던 A씨가 차안에서 다른 남성과 있는 것을 보고 금품을 빼앗기 위해 뒤를 쫓아간 뒤 차량에 있던 A씨에게 ‘남편에게 말하겠다’고 협박하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는 경찰에서 당시 사채업을 하던 중 도박 등에 빠져 생활비가 필요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대전=정재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