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비대위 이견 팽팽… 정상화 산넘어 산

입력 2012-01-30 18:17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선거가 홍재철(부천 경서교회)목사 단독 입후보로 치러지게 됐다.

한기총은 30일 오후5시 제18대 대표회장 추가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당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의 추천으로 입후보한 홍재철 목사 외에 추가 입후보한 인사가 없다고 밝혔다.

홍 목사의 단독 입후보는 예장 통합과 대신, 백석,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 소속 21개 교단, 단체들이 차기 대표회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결과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 27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모임을 갖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 방식에 이의를 제기한다”며 “차기 대표회장 후보 경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이들 교단, 단체들은 한기총 현 지도부가 길자연 대표회장의 임기와 회기를 차기 대표회장 선출 때까지 연장해 놓았지만 정관 규정상 총회 속회가 위법의 가능성이 있는데다 2월 14일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길자연 대표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31일 이후에 본격적으로 한기총 정상화 행보를 걷는다는 복안이다. 박종언 대변인은 “7·7 특별 총회의 개혁 정신에 따라 차기 대표회장의 후보는 예장 통합과 합동을 제외한 중소형 교단인 (나)군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길 대표회장의 임기가 끝나면 명예회장만이 임원으로 남기 때문에 명예회장과 각 교단 총회장을 초청해 정상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길 대표회장 임기 이후에는 사실상 공백기가 예상됨에 따라 법원에 2월 14일 정기총회 속회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거나 임시의장 선임을 요청해 적법한 절차로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한기총 지도부는 지난 19일 정기총회에서 회기와 회무 연장을 만장일치로 결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단독 입후보한 홍 목사도 예장 합동의 정상적인 후보 추천 과정을 거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홍 목사는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선의의 경쟁과 공정한 투표를 통해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되고 싶다”며 한기총이 속히 정상화되길 기대했다. 홍 목사는 이어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된다면 겸손한 마음으로 한기총과 한국교회를 섬기겠다”고 말했다.

길 대표회장은 “한기총 지도부의 이번 속회 결정은 법조인 10여명의 자문을 거쳤으며 모두 적법한 것”이라며 “대의원들은 새 대표회장 선거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도와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2월 14일 오전 11시 서울 서원동 왕성교회(길자연 목사)에서 대의원의 투표로 결정된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