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일가족 화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 노부부·손자 시신서 타살 정황
입력 2012-01-30 15:06
[쿠키 사회]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6일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일가족 화재 사망 사건에서 타살 정황이 발견됐다.
30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숨진 5명의 가족 중 김모(76)씨 부부의 목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다. 손자(9)의 목에는 전깃줄이 감겨 있었다. 연기를 마신 흔적은 김씨 부부의 아들(46)에게서만 발견됐다. 나머지 가족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발견 당시 4명의 시신이 천장을 바라본 채 나란히 누워 있었고 움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들 김씨의 시신에서만 움직인 흔적이 일부 발견됐다.
아들 김씨 부부가 살던 천안의 아파트에서는 부부가 다툰 흔적이 일부 확인됐다. 또 아들 김씨가 지난 25일 당진 고향집으로 향하기 직전 아들을 안고 집에서 내려왔으며 10여분 뒤에는 부인을 업고 내려오는 모습이 아파트 CCTV에 포착됐다. 아들과 부인 모두 천으로 덮인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들 김씨는 고향집에 내려온 뒤 오후 9시쯤 여동생과 일상적 내용으로 한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아들 김씨는 다음날 어머니의 건강검진을 위해 천안의 한 병원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당진 주택에서는 부엌의 가정용 부탄가스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불이 순식간에 크게 번졌고,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물질이 일부 발견됨에 따라 방화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가족이 장례를 마치고 충격에 휩싸인 탓에 가족을 상대로 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아들 김씨 부부의 천안 자택에서 발견된 증거물들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또 제3자 개입 여부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