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그리스는 재정주권 내놔라”…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제안, 그리스는 격노

입력 2012-01-29 22:27

독일이 그리스에 2차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재정주권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넘기라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리스의 운명을 좌우할 민간채권단과의 국채 교환 협상은 곧 타결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입수한 독일 정부의 제안서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임명하는 예산위원이 ‘그리스 정부의 모든 주요 지출 영역들을’ 감독하는 책임을 진다. 제안서는 “재정건전성 강화는 엄격한 운영·통제 시스템 아래 놓여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보여준 실망스러운 이행을 고려하면 그리스는 특정 기간 재정 주권을 유럽 차원으로 넘기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판텔리스 카프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재정에 관한 자주권은 그리스의 책임하에 있다”며 격노한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의 국채 교환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민간채권단 일원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성명을 통해 “법적·기술적 문제들에 관한 중요한 합의들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4월 대선을 치르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로존 위기 극복을 주도하는 두 사람은 ‘메르코지’라고 불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메르켈의 기민당과 사르코지의 대중운동연합은 같은 중도 우파 성향의 정당들로, 지난 2009년 독일 총선에서는 사르코지가 메르켈의 재선을 지지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