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 시리아 감시활동 중단

입력 2012-01-29 19:23

시리아 유혈 사태가 악화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도 시리아를 포기하고, 사무실을 철수하기로 했다. 시리아와 밀접한 관계인 하마스는 그동안 시리아 정부의 강경진압에 대해 침묵해왔다. 아랍연맹 감시단도 유혈 사태가 계속되자 시리아에서 임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리아를 제재하려는 국제사회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하마스 지도자도 시리아 포기=하마스의 지도자 칼리드 마슈알은 시리아 정부의 유혈진압으로 수천명이 사망하자 오랫동안 활동해온 시리아를 떠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의 한 소식통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현재 상황은 하마스 활동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다”며 “이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하마스는 없다”고 말했다.

마슈알은 시리아 활동을 접는 대신 29일 인접국 중 유일하게 반(反)시리아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요르단을 공식 방문했다.

◇아랍연맹 감시단 활동 중단=시리아 사태가 악화되자 아랍연맹은 시리아에 파견한 감시단의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아랍연맹은 28일 “무고한 시민이 살해되는 등 시리아의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아랍연맹의 계획과 상충된다”고 활동 중단 배경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모로코가 제출한 시리아 결의안을 이사국들에 회람했다. 결의안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단대통령이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지난해 11월 아랍연맹이 제시한 대(對)시리아 제재에 모든 국가가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아랍연맹은 시리아에 민간인 상대 폭력 사용 중단, 정치범 석방, 감시단 수용, 군 병력 철수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무기 금수와 제재, 정권 교체 등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결의 채택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처형된 시신 발견=시리아에서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 17구가 발견됐다. 현지 인권운동가들에 따르면 시신은 모두 반정부 시위 거점인 하마의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다고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가 28일 보도했다. 인권운동가 아부 알왈리드는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신은 대부분 머리에 총상 자국이 있고 다리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면서 “저항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리아 인권 감시단에 따르면 최근 3일간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민간인의 충돌로 200명 이상이 숨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