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도 민주화 바람… 국가평의회 의장 임기 제한, 여성·흑인 관료 등용 등
입력 2012-01-29 19:08
‘아랍의 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까. 쿠바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가평의회 의장을 비롯한 당 간부들의 임기제한제가 도입되고, 여성과 흑인들의 관료 등용이 가능해지는 등 체제 전반에 파격적인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제 개혁에 이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혁명적인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산당의 향후 진로와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한 쿠바 공산당 특별대회가 2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옛 소비에트형 경제구조를 바꾸기 위해 개최된 지난해의 6차 공산당 대회에 이어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100개항에 가까운 개혁안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약 800명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리는 회의에서는 특히 국가평의회 의장과 당 지도부 및 기타 고위직의 임기를 5년에 한해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장기집권을 차단하는 안도 논의된다. 쿠바는 1959년부터 2008년까지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한 이후 현재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국가평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쿠바 공산당이 주요 간부직의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 개혁안에는 특히 젊은 층과 여성, 흑인들이 당·정·군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동성애자들이 이 조직에서 공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개혁안도 담겨져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새로운 인사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는 등 지도부 일부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모두 국영 매체인 언론 정책을 수정, 정부 주도가 아닌 객관적인 관점을 가진 언론매체를 권장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편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이번 회의와 관련, ‘진부한 도그마와 기준’에 대한 집착을 ‘정신적 장애물’로 묘사하면서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최우선 관심사는 이런 집착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가 90%를 운영하는 현행 경제구조를 민간에 과감히 개방하는 개혁안이 중점적이고 세부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