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축제로 생태계 교란 없다” 강변하더니… 일본산 산천어 여러 水系에 서식 확인

입력 2012-01-29 21:03


산천어 축제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없다는 강원도 화천군 주장과 달리 2005년까지 산천어 축제장의 상류인 만산동 계곡에 방류한 산천어가 2세를 낳아 정착했다는 조사결과가 29일 공개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2007년 펴낸 ‘위해성이 높은 외래종의 정밀조사’에 따르면 화천천 산천어 축제장보다 상류에 있는 상서면 구운리 만산동계곡 조사지점에서 산천어 3마리가 발견됐다. 조사팀은 스킨스쿠버까지 동원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만산동계곡 전체에서 산천어 120~600마리가 살고 있다고 추정했다.

환경과학원은 조사보고서에서 “산천어 방류를 위해 일본산 산천어 ‘야마메’와 산천어의 아종인 일본산천어 ‘아마고’의 종묘가 들어왔다”면서 “현재 국내 하천에는 한국 토종 산천어와 일본산 산천어 및 이들의 교잡종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만산동 계곡뿐 아니라 충북 단양군 솔지천, 전북 무주군 무주구천동 등 영서수계 3곳과 강원도 강릉시 연곡천, 양양군 양양남대천 등 영동수계 4곳에서도 산천어가 1~5마리씩 발견됐다. 조사팀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한 결과 단양군은 2004년, 화천군은 2005년, 강릉시와 양양군은 2006년까지 산천어를 방류했다.

당시 조사를 담당했던 국립환경과학원 바이오안전연구팀 김종민 팀장은 “영동수계에서는 토종 산천어와 형태가 완전히 다른 개체가 나와 일본산천어나 교잡종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서수계의 산천어는 외형상 일본산 여부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립생물자원관 김병직 박사는 “영동수계 어종인 산천어가 영서수계에 방류되면 외래종과 마찬가지로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말했다.

특히 만산동 계곡에서 2005년 방류 당시 산천어의 길이가 70㎝로 2007년 채집된 산천어의 길이 57~60㎝보다 큰 개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발견된 산천어는 방류된 개체가 환경에 정착, 산란을 거쳐 부화한 2세대 산천어인 것이다. 보고서는 “교잡종에 대한 유전자검사를 실시한 뒤 토종 산천어서식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