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확 커진 통신결합상품 되레 부메랑… 가입 늘수록 매출 줄어

입력 2012-01-29 18:45

2007년 본격적으로 등장한 통신 결합상품이 요금 할인혜택을 무기로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을 정체시키고 통신사 매출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합상품이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이동전화 등 통신 서비스를 묶어서 사용하는 상품으로, 지난 2007년 정부가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판매를 허용하면서 활성화됐고 요금 할인 혜택을 무기로 급성장했다.

29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가구는 작년 6월 기준 총 1026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1994만 가구)의 51.4%에 달했다. 통신사들은 ‘뭉치면 올레’, ‘TB끼리 온가족 무료’, ‘온국민은 yo’ 등 할인 혜택이 큰 다양한 결합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고, 2008년 1월 202만 가구에 불과했던 결합상품 이용가구는 4년도 안 돼 5배 이상 늘었다.

방통위는 작년 1∼6월 동안 결합으로 인한 통신비 할인액이 총 4118억원인 것으로 추산했다. 2010년에는 1년간 총 5821억원의 할인 효과가 발생했다.

그러나 통신사 입장에서는 결합 가입자와 규모가 커질수록 할인액이 커지고 매출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 결합상품으로 인한 초고속인터넷 수익 저하로 통신사들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인지 요즘 통신사의 TV나 대리점에서는 결합상품을 알리는 광고·홍보물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KT는 이달 초 대리점에서 ‘뭉치면 올레’ 가입을 받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석철 기자 rohc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