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의 귀환… ‘쓰는 스마트폰’ 뜬다

입력 2012-01-29 18:45


‘엄지족’에 이어 ‘펜족’이 뜨고 있다. 디지털 필기구가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계기로 누르는 스마트폰이 아닌 쓰는 스마트폰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가 글로벌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필기하는 기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노트의 필기구 ‘S펜’은 화면을 누르는 압력을 128단계로 구분해 인식하는 등 기능이 세밀하고 마찰이 적어 힘을 들이지 않고 섬세한 필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스마트폰에도 손가락 등으로 필기하는 기능이 있지만 또박또박 눌러쓰지 않는 한 글자를 인식하기가 쉽지 않고 세밀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애플의 공동창업주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도 쓰는 것보다는 손가락으로 누르는 방식으로 기기와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잡스는 손가락을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시(pointing) 기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좀 더 섬세한 필기구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상당수 소비자들에게 터치 화면의 자판을 누르는 방식은 시간이 걸리고 불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S펜으로 글을 써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글씨체 등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많은 소비자가 앞으로는 누르는 스마트폰이 아닌 쓰는 스마트폰에 더 익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타자보다는 섬세한 손글씨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쓰기 기능이 주목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태블릿PC인 ‘갤럭시탭’ 시리즈에도 S펜을 적용할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강의실에서도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보다 모니터에 바로 강의 내용을 필기하는 대학생을 흔히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올해 1분기 중으로 갤럭시노트를 겨냥한 5인치대 스마트 기기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필기 방식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채택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는 구글 역시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 쓰는 기능을 기본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