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권태일 (19) ‘나’를 넘은 ‘우리들’의 눈물·역경이 있었기에

입력 2012-01-29 17:54


어렵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사역을 지금껏 해오면서 수많은 사람이나 기관,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 그 중 특별한 도움을 받은 기관이 있다. 한국사회복지 미래경영협회이다. 전 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최성균 장로님이 사회복지사들의 자질 향상과 한국 사회복지의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한국 사회복지의 표준을 제시하고자 평생을 사회복지계에 헌신한 그분이 자신의 노하우를 온전히 쏟아 세운 이 기관은 음으로 양으로 나의 사역을 지원했다.

미지의 길을 앞서 나아가려면 남다른 용기와 인내,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다부진 희망을 가져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그 길을 걷다보면 때론 무모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랬다. 내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코 그 길을 걷지 않을 수 없었다. 고통당하는 이들이 내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꿈은 내 개인의 것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어린이 보육시설 해피홈과 중증장애인 시설 브솔시내는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최근에는 인천 박촌동에 나솔채라는 양로원을 열었다. 선진 복지시설의 모델로 삼을 작정이다.

이 시설은 기존 사회복지시설과 차별화되는 몇 가지 자랑거리를 갖고 있다. 먼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허다한 시설이 냄새로 고생하는데, 이곳은 냄새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했다. 그리고 봉사자들의 면면이 너무 고결하다. 온전한 주님의 마음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은 매일 수용자들과 더불어 예배를 드린다. 거기다 시설 전체에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누구든 이곳을 찾으면 차원 높은 시설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나는 국내 제일을 넘어서 세계 제일의 시설을 지향하고 있다.

얼마 전 인천사회복지협회 유필우 회장님이 이곳을 방문해 놀라움을 표시하시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나는 이 칭찬이 함께하는 봉사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로 연재된 ‘역경의 열매’가 나의 열매로 끝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나’라는 주어가 당신과 이웃 그리고 저들이라는 2인칭, 3인칭 그리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나는 대부천교회를 지으시고 평생을 헌신한 한준호 장로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만이 하늘에 쌓인다”고 하신 말씀을 항상 가슴에 담고 있다.

나의 사역체 중에서 유달리 애착이 가는 게 ‘중보기도단 7000클럽’이다. 이 7000클럽이 탄생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어느 날 20년 지기인 나의 멘토 강춘오 목사님께서 전화를 걸어와 기도를 부탁하셨다. 내가 평소처럼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으려 하는데 그분이 “지금 당장 기도해 달라”는 것이었다. 머리가 너무 많이 아프다는 것이었다. 얼떨결에 나는 간절하게 치유와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기도의 능력은 놀라웠다. 며칠 후 그분이 다시 전화해 “그때 만일 기도를 받지 않았다면 아마 뇌출혈로 쓰러졌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게 중보기도단 7000클럽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다. 10년이 지난 지금 7000클럽은 기적의 산실이 됐다. 지금까지 13만여 명이 기도를 요청해오고 3만여명이 응답을 받았다.

나는 사역을 해오면서 수시로 내 자신을 점검하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한다. 그리고 선택해야 할 일이 있을 때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 위해 기도한다. 그래서인지 하나님께서는 나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재능을 주셨다. 마치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 재능으로 마음껏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순간순간 감사하고 감격한다.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