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금융자본’ 후폭풍 거셀 듯… 금융위 “산업자본 아니다” 결론

입력 2012-01-27 22:35

사모펀드 론스타를 둘러싼 논란이 27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마무리됐다. 이로써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지난 9년 동안 총 7조원 이상의 순익을 챙겼다. 또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하나금융지주는 자산 367조원의 국내 2위의 금융그룹으로 부상했다.

◇론스타 7조원 이상 챙겨=그간의 쟁점은 론스타의 정체 즉, 산업자본인지 금융자본인지에 있었다. 은행법에 따르면 비금융계열사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이면 산업자본으로 규정되고 이런 경우는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자산이 2조8000억원으로 알려진 일본 소재 PGM홀딩스가 론스타의 자회사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도 론스타는 4% 이상의 보유지분을 팔면 그만이다. 지분매각을 꾀하고 있던 론스타로선 별 차이가 없다. 문제는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이 없다면 2003년 외환은행 인수도 무효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금융위가 론스타를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림에 따라 논쟁의 불씨가 사라진 것이다. 이로써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2조1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지난 9년 동안 배당금과 지분매각 등을 통해 7조원 이상을 챙기게 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론스타의 ‘먹튀 논란’ 제기를 비롯, 금융위의 판단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300조원 클럽에 올라=이제 외환은행의 주인은 하나금융으로 바뀌었다. 인수대금 3조9157억원을 지불하고 공시를 해야 모든 절차가 끝나지만 2005년부터 시작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매입이 7년 만에 성취된 셈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 236조9000억원에서 366조5000억원으로 우리, KB,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300조원 클럽’에 공식 등극한다. 향후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위상에 대해 하나금융은 투뱅크(two bank) 체제를 유지하면서 통합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두 은행은 상호 중복되는 점포도 40여개에 불과해 인력 구조조정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금융권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가계금융,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부문에 강점을 갖췄고 외환은행은 기업·수출입금융, 외환 및 해외영업 등이 경쟁력이 있어 두 은행의 통합시너지효과는 균형 잡힌 사업구성을 이룰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편 전국금융산업 노조와 외환은행 노조는 자회사 편입승인 무효를 위한 법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