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전격 사퇴] MB ‘측근 정치’ 막내렸다

입력 2012-01-27 18:59


측근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해 거취가 주목되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전격 사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던 최 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이 대통령의 ‘측근 정치’도 막을 내리게 됐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세종로 방통위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연초부터 부하 직원이 금품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며 “저로 인해 방통위 조직 전체가 외부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당하거나,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미디어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킬 주요 정책들이 발목을 잡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사임 발표가 갑작스러워 보이기는 하지만 지금이 제가 떠나야 할 때”라며 “이제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표표히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퇴임이 방통위에 대한 외부의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지난 20일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을 기소했으나 부하 직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말이란 참 무섭다. 소문을 진실보다 더 그럴듯하게 착각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 조직 전체가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2008년 3월 방통위 설립과 함께 초대 위원장에 취임한 최 위원장은 연임을 통해 3년10개월간 재직하면서 방송통신 정책을 주도해 왔다. 그는 “그동안 방통위 정책과 여러 제도 개혁들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분들이 계실 것이고, 저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된 분들이 계시다면 혜량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핵심 측근인 정용욱 전 정책보좌역이 김 이사장으로부터 EBS 이사 선임과 관련해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최 위원장 사퇴로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통위의 산적한 현안과 위원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청와대가 즉각 후임자 물색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