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상당한 규모 美지상군 유지”… 패네타 국방 “세계 여러 지역 순환 주둔에 초점 맞출 것”

입력 2012-01-27 18:49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국방예산 축소와 육군 병력 감축 방침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미군 주둔 규모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2013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한국이나 중동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지상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육군은 한반도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에서 의미있는 병력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동지역에서도 유사시 작전에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네타 장관의 발언은 현재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2만8500명의 미군 규모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향후 전 세계의 미군을 지금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민첩하고 유연하며, 동시에 기술적으로 선진화된 전력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또 “우리는 특수전 부대에 중점을 둘 것이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훈련과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순환 주둔 방침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와 함께 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호주에는 장기 주둔 방침을 밝혔고, 필리핀과는 공동훈련 강화를 검토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일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군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강조했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특히 해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태평양 지역의 미군은 앞으로 다목적군을 지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지역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 미군은 향후 5∼6년 내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이 기동군으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필리핀에 미군 기지 설치를 추구하지 않지만, 공동 훈련을 강화하자는 필리핀 제안에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필리핀의 훈련 강화 요청은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적극 목소리를 내는데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