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 당나라에 넘긴 백제 예씨 가족묘 발굴… 김영관 제주대 교수, 1월 28일 학회에 발표
입력 2012-01-27 18:08
백제가 660년 나당연합군에 멸망할 당시 웅진성(공주)으로 피신한 의자왕을 당나라에 넘기고 중국으로 들어가 무관으로 출세한 예식진(寔進) 일가족 무덤이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서 발굴됐다.
백제부흥운동사 전공인 김영관 제주대 교수는 2010년 4월 시안시 문물보호고고연구소가 대학가인 시안시 장안구에서 당나라 중기 때 무덤 3기를 발굴한 결과 예식진과 그 아들 예소사(素士), 손자 예인수(仁秀)의 무덤임을 확인했다고 27일 말했다. 이곳이 백제 유민 예씨 집안 공동묘지라는 사실은 예소사와 예인수의 묘지명(墓誌銘)이 발굴됨으로써 밝혀졌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품(品)’자 형태로 배열된 세 무덤 중 예식진 무덤은 도굴로 파괴된데다 무덤 주인공을 밝혀주는 묘지명도 발굴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정황 상 2006년 중국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의 골동품 가게에서 묘지명이 발견된 예식진의 무덤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예씨 집안 묘지명으로는 이들 외에도 지난해 7월 중국 학계에서 보고한 예군(軍) 묘지명이 있으며, 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예군은 예식진의 형으로 드러났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이들 4명의 묘지명에 대한 분석 결과를 28일 서울 서강대에서 열리는 제111차 신라사학회 발표회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들 묘지명을 통해 백제 예씨 가문의 가계를 복원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백제와 당에서 어떤 활동을 펼쳤는지도 알 수 있다”며 “특히 묘지명에 예씨 가문이 중국에서 백제로 건너간 후손으로 돼 있다는 점이 독특하지만 그들이 중국 본토에서 뿌리를 내리고자 족보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