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값 객관적 ‘기준’ 나왔다… 시장정보 70%와 예술적 가치 30% 적용
입력 2012-01-27 18:08
그림 가격은 어떻게 매겨지는가. 사실 그림값에 대한 기준은 없다. 작가와 화랑주가 적당히 책정한 뒤 미술품 애호가와 협의를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미술작품의 객관적인 가격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 중인 ‘미술작품 가격지수’(KAPAA 인덱스) 모형을 27일 공개했다.
연구에는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김영선 명지대 디자인학부 교수, 신형덕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김명수 가톨릭대 정경학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번 가격지수는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작품 가격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예술적 가치’를 정량화해 가격지수 모형에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미술품 추정가격은 시장정보(작가·작품·거래정보) 70%와 예술적 가치 30%의 비율이 적용됐다. 예술적 가치는 미술계 종사자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이 미술품 1189점을 작품성·독창성·주제 및 스타일·제작기법 등 5개 평가 항목에 따라 항목별 20점 기준,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이중섭의 ‘황소’와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등이 최고점인 99점(100점 만점), 김환기의 ‘달과 항아리’ 97점, 천경자의 ‘꽃과 나비’가 96점으로 평가됐다. 작가 명성 등급은 ‘국내·국외·미술인·일반인’의 4개 항목으로 구분해 충분히 알려진 작가를 10등급으로, 신진 혹은 무명작가는 2등급으로 분류했는데 그 결과 이우환 백남준이 10등급, 김환기 9등급, 이응로 8등급, 남관 김기창 7등급, 전혁림 6등급으로 분류됐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을 신용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기존 경매에서 거래되는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대다수 일반 작가의 작품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가격지수 모형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