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추억 남기고… 안정환 정든 그라운드 떠난다

입력 2012-01-27 19:12


‘반지의 제왕’ 안정환(36·사진)이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뒤로하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로써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23명 중 11명이 은퇴하게 됐다.

안정환의 에이전트사인 모로스포츠코리아는 안정환이 오는 3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모로스포츠코리아는 올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스더에서 복귀한 안정환이 선수생활 지속과 은퇴 문제를 놓고 고민한 끝에 현 시점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정환은 마지막으로 미국프로축구(MLS) 진출을 노렸으나 성과가 없자 곧바로 현역 은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부산 대우에 입단해 이듬해 MVP를 차지했던 안정환은 2000년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를 시작으로 2002년 시미즈 S펄스, 요코하마 마리노스(이상 일본)를 거쳐 FC메스(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 등에서 활약했다.

안정환의 전성기는 역시 한·일 월드컵 때다. 그는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동점골과 이탈리아와의 16강 연장전 골든골로 한국의 4강 신화 기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훤칠한 외모로 인기를 끈 안정환은 이탈리아 전에서 골든골을 넣은 뒤 반지를 낀 손가락에 키스를 하는 세리머니로 ‘반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토고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7분 역전골을 뽑아 월드컵에서만 3골을 기록해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월드컵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수원에 입단해 K리그로 복귀한 안정환은 2008년 부산으로 이적했지만 전성기 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9년 3월 다롄에 입단한 후에는 팀의 주요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안정환의 은퇴로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 중 11명이 은퇴하고 이제 12명만 현역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