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회복해서 돌아오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귀감… 사랑합니다” 총상 기퍼즈 의원 감동의 송별식

입력 2012-01-26 19:26

“날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회복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 우리 함께 다시 애리조나는 물론 미국을 위해 일합시다.”

1년 전 발생했던 애리조나 총기사건으로 머리에 심각한 총상을 입었던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의원직 사퇴에 앞서 마지막으로 미 의회 하원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언어 구사가 어눌한 기퍼즈를 대신해 가장 친한 동료의원인 데비 와서먼 슐츠가 대신 읽은 사퇴서에서 그녀는 국민과 동료 의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건강회복을 위해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전했다. 사퇴서를 읽는 동안 슐츠 의원은 몇 번이고 울음을 터뜨렸고,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동료 의원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마지막 인사말을 슐츠를 통해 전한 기퍼즈는 사퇴서를 들고 부축을 받아 연단 뒤로 힘겹게 올라가 베이너 의장에게 제출했다.

앞서 기퍼즈가 슐츠 의원의 부축을 받으며 본회의장에 나타나자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은 뜨거운 기립 박수로 맞았다. 사퇴식 사회를 맡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대대표는 기퍼즈에 대해 “우리가 여태껏 봤던 의원들 중 가장 빛나는 별”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원내총무는 “기퍼즈는 우리 모두의 귀감이자 전 세계의 귀감”이라면서 “개비(기퍼즈의 애칭),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건강한 모습을 회복한 기퍼즈는 동료 의원들의 인사를 들으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양당 지도부가 연설을 하는 동안 의원들은 10여차례나 기립 박수를 보냈다. 2층 방청석에는 기퍼즈의 남편인 우주비행사 마크 켈리와 그녀의 모친인 글로리아, 기퍼즈 보좌진들이 지켜봤다.

공화당 슈바이커트 의원은 “민주 공화도 없고, 보수 진보도 구분하지 않은 이 같은 감동적인 장면은 처음 느껴보는 경험”이라며 “이는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힘을 모아 의회를 꾸려나가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은 이날 멕시코 국경지대에 지역구가 있는 애리조나주 출신 기퍼즈가 입안을 주도한 ‘초경량 비행기를 이용한 밀수업자 처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