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수입·해외여행 지출 가파르게 상승… 1월 경상수지도 ‘빨간불’
입력 2012-01-26 19:01
2010년 3월부터 22개월간 이어졌던 월별 경상수지 흑자행진이 이달로 끝날 전망이다. 경상수지의 주축을 이루는 무역·서비스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탓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마저 급락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수출이 주춤하는 사이 수입이 가파르게 늘었다. 26일 관세청이 잠정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입은 320억3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억8400만 달러(19.8%) 급증했다. 반면 수출은 291억 달러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폭이 16억1600만 달러(5.9%)에 그쳐, 무역수지는 29억3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비 수입은 26억9000만 달러 늘었지만 수출은 되레 6억8000만 달러 줄었다. 설 연휴 이후 월말까지 수출이 수입보다 30억 달러 이상 늘지 못하면 무역수지는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다.
다음으로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9월 이후 흑자로 돌아섰으나 서비스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폭이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이달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태세다. 해외여행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경상수지 적자를 부추기는 원인은 또 있다. 이란발(發) 중동위기가 고조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국제유가 급등세다.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원유의 가격기준인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이미 배럴당 110달러 선을 오르내린다.
원화강세 추세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153.30원에서 26일 1122.00원으로 25일 만에 30원 이상 급락(원화가치 급등)했다.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부진한 경기회복세 등 글로벌 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급락하면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이 낀 달에는 국외 여행객이 늘지만 입국 중국인도 많아 서비스수지가 크게 악화되지 않을 수 있어 경상수지 적자가 생기더라도 기조적인 현상으로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작금의 수출환경 등을 감안할 때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