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오바마 지원사격… 비서와 방송 출연해 ‘버핏세 도입’ 역설

입력 2012-01-26 21:45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워런 버핏(82)이 비서와 함께 TV에 출연해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자신보다 세율이 두 배나 높은 비서 데비 보사네크와 함께 abc방송에 나와 정부의 ‘버핏세’ 도입 방침을 지원 사격했다.

그는 방송에서 “부유층에 대한 증세가 미국 납세자들에게 공평성을 부여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유층 증세안을 지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행한 신년 국정연설에서 100만 달러 이상 소득층에 최소 30% 세율의 세금을 부과할 것을 제의하며 버핏세 도입을 다시 거론했다.

버핏은 이날 증세안에 지지를 표명하면서 “문제는 미 정부 재원확보를 위해 수조 달러를 증세해야 할 때 무엇이 공정한가에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데비가 나만큼 열심히 일하는데 그녀의 세율은 두 배나 높다”면서 세제의 불합리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해 온 그는 지난해 8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자신에게 부과된 실효세율이 17.4%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임금 근로자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버핏의 비서는 “보통 시민을 대표해 방송에 나왔다”며 “우리 사무실의 모든 직원이 버핏보다 높은 세율의 세금을 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보사네크의 소득에 부과되는 세율은 35.8%다.

버핏은 또 일부 공화당원들이 ‘버핏세’를 계급전쟁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만약 이것이 전쟁이라면 내 옆에는 핵폭탄이 있다. 우리(부자들)에게는 워싱턴 로비스트와 월가가 있다”며 반박했다. 그는 부자에 비해 로비력이 떨어지는 시민들에게 정부가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