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총선 못치러”… 한나라, 15년만에 ‘간판’ 바꾼다

입력 2012-01-26 18:54


한나라당이 26일 당명을 바꾸기로 최종 결정했다. 1997년 신한국당과 당시 민주당의 합당으로 한나라당이 출범한 지 15년 만이다. 지금의 당 간판으로는 4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27일부터 3일간 국민공모로 새 당명을 접수한 뒤 전문가 검토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하기로 했다. 이어 30일 회의에서 새 로고와 함께 개정된 당명을 의결하고 다음 달 3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발표키로 했다. 개정 절차는 다음 달 10일까지 선관위에 새 당명을 등록하면 끝난다.

박근혜 위원장은 회의에서 “우리가 하려는 쇄신이 국민과 동떨어져서는 안 되며 국민이 힘들어하는 것들,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27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

비대위는 또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회를 11∼13명 규모로 구성키로 했다. 3분의 2를 외부 인사로 채울 방침이어서 당내 위원은 4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에게 공심위원 추천을 부탁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공고 졸업자 및 이공계열 학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공계 출신 정치 신인에게는 경선 때 최대 20%까지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총괄로 ‘감동인물찾기 프로젝트’ 가동에 들어갔다.

조 본부장은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각 지역에 계시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면 직접 찾아가 그들의 생생한 삶의 경험과 문제를 함께 챙기겠다”고 말했다.

‘감동인물’로는 어려운 곳의 문제를 알고 헌신해온 사람, 지역민의 눈높이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사람, 각 지역과 분야의 발전에 봉사해온 사람, 알려지지 않았지만 삶의 현장에서 꼭 필요한 숨은 사람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는 발굴된 인물을 총선에서 공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성사될 경우 전통적인 명망가 위주의 정당 인재영입과도 다른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박 위원장의 지대한 관심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동성 비대위원도 재향군인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나라당은 감동보다는 입법 능력에 방점을 둬 능력 있는 분만 모시다 보니 1% 기득권 정당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며 “국민이 감동할 사람, 국민이 ‘나를 국회로 보낸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비대위 일부에서 제기된 중앙당 개편 및 당 대표·최고위원 폐지론에 제동을 걸었다.

박 위원장은 “이 부분은 워낙 크고 (당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라며 보류 과제로 넘겼다. 그는 “개혁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게 있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는 쇄신이 있다”고 밝혔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