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운임지수 바닥… 해운업 꽁꽁

입력 2012-01-26 18:49

곡물이나 철광석같이 포장되지 않은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3년 만에 8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2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BDI는 지난 25일을 기준으로 전일 대비 23포인트 떨어진 784포인트를 기록했다.

BDI 800선이 깨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12일 1930포인트로 2000선에 근접했던 BDI는 이후 속절없이 미끄러지며 불과 한 달여 만에 3분의 1토막이 났다.

연료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은 전통적으로 건화물 운송 성수기로 꼽히지만 BDI가 이처럼 급락세를 타는 것은 선박공급 과잉에 최대 철광석 수입국가인 중국이 수입량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호주와 브라질의 기상악화가 겹쳐 철광석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급락세를 부채질했다.

이처럼 BDI가 연초부터 크게 떨어지자 해운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BDI 예상치가 최대 1800선인데 짧은 시간에 너무 급격히 지수가 빠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주요 건화물 물동량의 소폭 성장에 힘입어 올해 BDI는 1600∼1800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BDI 1000 이하는 해운사들이 도저히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뜩이나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은 해운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의 신용등급은 기존의 ‘A’를 유지했다.

STX팬오션에 대해서는 “공급 과잉으로 벌크선 운임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고 대규모 선박투자로 차입금 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