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헤밍웨이 사로잡은 매혹의 파리시절… ‘파리는 날마다 축제’

입력 2012-01-26 18:39


헤밍웨이(1899∼1961)의 20대 시절 프랑스 파리 체류기. 청년 헤밍웨이의 치열한 열정과 뜨거운 영혼을 만날 수 있다.

체류기는 그의 사후 3년 되던 해인 1964년 그의 네 번째 부인 메리 웰시에 의해 ‘움직이는 축제일(A Moveable Feast)’이란 제목으로 처음 출간됐다. 2010년에는 64년도 판에 미완성 원고를 추가한 ‘복원본’이 같은 제목으로 나왔다. 2부 ‘파리 스케치’에 수록된 다양한 일화는 64년 판에서 볼 수 없었던 국내 초역이다. ‘복원본’ 편집자는 그의 두 번째 부인 폴린 파이퍼의 손자 숀 헤밍웨이다.

말년의 헤밍웨이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 파리 체류 기간은 그가 평생 잊을 수 없었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자살하기 석 달 전에도 젊은 날 파리에서 지냈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었다고 한다. 새롭게 추가된 원고엔 그가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대목이 그대로 드러나 집필 당시 그의 생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글을 쓰다가 결말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 쓴 대목도 있고, 초고를 썼다가 삭제한 부분도 있다. 특히 추가분 원고엔 말년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쇠진해진 헤밍웨이가 자살하기 얼마 전, 행복했던 젊은 날을 돌아보는 회한과 성찰이 드러나 있다. 70여 컷의 사진도 감동적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