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친오빠’ 권순훤, 명화·사랑 콘서트 연다…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입력 2012-01-26 18:00


피아니스트 권순훤(30). 음악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이다.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26)의 친오빠라는 설명이 붙으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동생의 유명세를 넘어 자신만의 선율로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설을 곁들여 음악회를 쉽고 편하게 이끄는 콘서트 ‘이지 클래식’ 시리즈로 공연 때마다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을 나온 그는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이지 클래식’을 기획하고 청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음반과 공연에 담아내는 연주자이다. 피아노 명곡 컬렉션, 부르크 뮐러의 연습곡 전곡, 쇼팽의 베스트 음악 등 30장이 넘는 음반을 녹음 및 프로듀싱하고, 바흐 등 연주가들의 온라인 음원 유통을 위해 2008년 ‘네오무지카’를 개설하기도 했다.

최근 중학교 검정 교과서 삽입음반 제작감독을 맡았고, 2009년부터 계명대 예술대학 및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연주와 음반 프로듀싱, 작곡과 편곡은 물론 ‘불후의 명곡-박진영 편’ 등 저술활동까지 다방면에서 실력을 자랑하는 멀티플레이어인 그가 2월에 두 차례 연주회를 갖는다. 그의 음악회를 기다려온 팬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미술관에 간 피아니스트

다음 달 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베토벤의 ‘월광 3악장’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세계의 명화들과 함께하는 영상콘서트로 클래식 선율에 담긴 다양한 회화적 코드를 아름다운 연주와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공연이다. 그는 “명곡과 명화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청각과 시각적 재미를 주는 연주회”라고 말했다.

바흐 ‘예수 인간의 소망, 기쁨’, 마스네 ‘타이스 명상곡’, 쇼팽 ‘녹턴 C 장조’, 드보르자크 ‘유머레스크’, 쇼스타코비치 ‘왈츠’, 사라사테 ‘치고이너바이젠’ 등 주옥같은 선율과 잘 어울리는 그림은 무엇일까. 권순훤의 친구들인 김현지(바이올린) 김영민(첼로) 조미영(아코디언)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앙상블을 이뤄 해설이 있는 고품격 실내악 무대를 꾸민다. 전석 2만5000원(02-324-3814).

◇아주 오래된 사랑 이야기

다음 달 14일 오후 경기도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달콤한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에게 권순훤이 선사하는 따뜻한 음악선물이다.

클래식 선율에 담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코드를 연주와 해설을 통해 들려준다.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이나 하탸튜랸 ‘가면무도회’에 얽힌 러브스토리가 애잔하다. 이 공연에서도 음악에 어울리는 명화영상이 소개된다.

사티 ‘난 널 원해’, 드뷔시 ‘달빛’, 모리코네 ‘러브 어페어’, 맨시니 ‘문 리버’, 가르델 ‘간발의 차이로’(‘여인의 향기’ O.S.T 중) 등이 연인과 가족들에게 최고의 밸런타인 데이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는 “귀에 익은 클래식 명곡과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함께하는 오감만족 콘서트”라고 설명했다. 김현지(바이올린) 강서영(첼로) 조미영(아코디언)이 협연한다. 2만∼5만원(1577-7766).

보아는 열두 살 때,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참가한 오빠를 따라갔다가 이수만 대표의 눈에 띄어 발탁됐다. 당시 오빠는 오디션에서 떨어졌고 이후 남매의 가는 길이 달라졌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는 있다. 권순훤은 “동생과 평소 얘기할 시간은 많지 않지만 편하고 즐거운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염원은 같다. 서로의 작업을 잘 이해하고 응원도 많이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