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평론집 낸 백낙청 명예교수 “2013년 체제 키워드는 평화·민주·복지”
입력 2012-01-25 19:20
백낙청(74) 서울대 명예교수가 잠재적 대권 후보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철수 교수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든 안 나오든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2013 체제’ 담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회평론집 ‘2013년 체제 만들기’(창비)를 출간하며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2013년 체제’란 1987년 민주항쟁으로 이끌어낸 사회변혁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획기적인 사회 전환을 일으켜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용어. 백 교수가 지난해 봄 ‘2011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시민활동가대회의 기조발표문’에서 처음 쓴 말이다.
그는 “관건은 4월 총선이다. 총선에서 야당이 실패하면 얼굴 들고 나가 대통령 뽑아달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월 총선을 잘 치러낸다면 대통령 당선 확률이 커질 것이고, 총선에서 참패한다면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박 위원장은 훌륭한 점이 많지만 2013년 체제를 이끌 인물로는 적당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87년 체제’에 필적할 ‘2013년 체제’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식자들의 공감이 형성됐다”며 그런 측면에서 올해 선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보수가 힘을 얻기 위해서도 수구세력의 헤게모니가 깨져야 한다”며 “진보세력이 새 시대를 감당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주변 상황은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노무현 정권에 대해 “‘87년 체제’의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동력들을 상실함으로써 국민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13년 체제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평화와 민주, 복지를 꼽으면서 “이 세 가지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함께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한 그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 현 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되 교류 폭을 확대한 ‘남북 국가연합’을 제안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