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티베트 시위 이틀째 유혈진압… 사망자 최소 3명 포함 사상자 100명 육박
입력 2012-01-25 21:49
중국 당국이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 기간에 쓰촨성 간쯔 티베트자치주에서 티베트 독립과 종교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연 이틀 발포, 1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사태 발발 이틀 만에 시위대 발포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역은 현재 계엄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인도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국제사회가 중국의 폭력적인 조치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번 유혈사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인 봉기가 발발한 이래 최악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경찰이 24일 간쯔 써다(色達)현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최소 2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앞서 23일에는 루훠현에서 경찰이 시위대 수천명을 향해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티베트정부 지도자인 롭상 상가이는 “국제사회가 침묵하는 것은 티베트의 긴장 상황을 다루는 데 있어서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조치가 수용된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FA는 써다현 시위대 가운데 40여명이 체포됐고 이곳에서 모든 대중활동이 제한됐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자신을 ‘간타’라고 밝힌 한 주민은 이에 대해 “일종의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른 써다현 소식통들은 “중국 경찰이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발포하고 있어 티베트인들은 집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이 모든 써다현 출구를 봉쇄하고 있다”며 “호텔과 상점 등에 폐쇄 명령이 내려졌고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경찰이 23일 루훠현에서 왜 발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히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24일 루훠현 사태를 보도하면서 발포 사실을 밝히지 않았으나 25일에는 총기 사용을 확인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티베트에 대한 사상 및 정신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와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전현직 국가 지도자들의 초상 보급운동을 펼치고 있어 티베트 분리독립 움직임에 적극 대처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