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강국 日, 31년 만에 무역적자… 대지진 뒤 부품난·엔고 등 겹쳐
입력 2012-01-25 18:36
‘수출 강국 일본의 명성은 끝났다.’
일본이 1980년 이후 31년 만인 지난해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이 25일 발표한 2011년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조4927억엔 적자였다.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29.0% 급감했다.
일본이 연간 무역적자를 낸 것은 2차 석유위기를 겪은 1980년(2조6000억엔 적자) 이후 31년 만이다. 2010년에는 6조6347억만엔 흑자였다. 일본의 지난해 수출액은 2010년보다 2.7% 감소한 65조5547억엔으로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12.0% 증가한 68조474억엔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4조7730억엔)이 37.5% 급증했다.
이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품 조달난에다 외국 경기 악화, 엔고 등이 겹치며 수출이 저조했고, 원자력발전 대신 화력발전에 의존하느라 LNG 등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자 보도를 통해 일본이 수출강국에서 추락한 배경으로 지난해 발생한 3·11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에너지 수입량 급증과 급변하는 무역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본 수출 제조업체의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일본경제연구소 선임이코노미스트 히데키 마쓰무라는 WSJ에 “지난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올해도 무역적자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WSJ는 무역적자가 계속된다면 ‘안정적인 자본 공급국’이었던 일본이 결국은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