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선 승리 카드’ 만지작… 정몽준·박세일과 연대냐 지역구 대구 달성 불출마냐
입력 2012-01-25 21:55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4·11 총선 필승 카드는 뭘까. 당 안팎에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보다도 어려운 선거 환경에서 ‘박근혜식’ 비책이 제시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단 박 위원장이 ‘선거구도’에 대한 변화를 꾀할 공산이 있다. 이학재 비서실장이 24일 기자들과 만나 “야권은 통합으로 가는데, 여권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박·정·박’ 연대설까지 흘러나온다. 박 위원장이 정몽준 전 대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생각’과 손을 잡고 이른바 보수 통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 고위 관계자도 25일 “보수의 위기를 맞아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누구든지 만나 논의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위원장이 친박근혜계 인사들로 이뤄진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와의 합당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당내에는 2010년 전당대회 때 합당 결의를 해 놨기 때문에, 이 역시 ‘주군’인 박 위원장이 의지를 갖고 나서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희망연대는 2008년 총선에서 적지 않은 득표력을 과시했다. 현실적으로 자유선진당과의 연대 또는 합당까지는 이번 총선에서 기대하기 어렵지만, 나머지 보수 세력과 손을 잡을 경우 상당수 지역에서 야권과 1대 1 구도로 판을 짤 수 있다는 게 박 위원장 주변의 관측이다.
아울러 박 위원장 스스로 국민들에게 ‘배수진’을 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상 현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출마하지 않거나, 당선권 ‘끝자리’ 비례대표로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쇄신파 권영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박 위원장은 국가 지도자로 가시려는 분이기에 지역구에 얽매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 승부수를 띄운다면 수도권에 나올 수도 있다”며 “다만 수도권에 나오면 전국적인 선거 지원에 어려움이 있으니 비례대표로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