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vs 당권파’ 묘한 온도차… MB 탈당론·당 대표제 폐지 등 놓고 틈새 드러내
입력 2012-01-25 19:05
한나라당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비상대책위원들과 당권파 사이에 틈새가 발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 논란, 비대위원의 공천심사위원 겸임, 당 대표제 폐지 등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2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해서 국민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쇄신파의 권영진 의원이 설 연휴를 지나면서 잠시 가라앉았던 대통령 탈당론을 이날 다시 제기하고 나온 것에 적극 제동을 건 것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이 지난 18일 처음으로 “대통령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며 불을 지핀 것이나 이상돈 비대위원이 20일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너무 신임을 잃었다”며 탈당에 더 무게를 두었던 것과는 뉘앙스에 차이가 있다.
그는 또 당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공심위원 인선과 관련, “본인이 심사하고 최종 결정까지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비대위원의 겸임을 반대했다.
이 위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당규 해석에 따라서는 비대위원이 공심위원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던 것과 엇박자가 났다.
이 위원이 전날 발표한 ‘당 대표-최고위원 폐지’ 방안에 대해서도 권 사무총장은 “변화를 모색할 시간은 됐다”면서도 “중앙당을 폐지하고 완전한 미국식 정당체제로 가는 것은 비대위 논의로 결론 내기에는 너무 큰 문제”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대위원인 주광덕 의원마저도 “그런 의견 개진이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자는 정도의 사안이었다”며 “총선 뒤에나 검토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