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실세 장성택 친인척들 대외업무 포진… 北, 김정은에게 ‘어버이’ 호칭
입력 2012-01-25 18:59
북한 새 지도자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정권 실세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친인척들이 ‘외화벌이 사업’ 등 대외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업무는 해외에 나가거나 무역을 하면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으로 북한 고위인사들이 선호하는 분야다.
25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장성택 조카인 장용철은 말레이시아 주재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또 다른 조카도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중견 간부로 활약 중이다. 그의 누나 남편인 전영진은 지난 4일 쿠바 주재대사로 임명됐다.
장용철은 장성택의 큰형 장성우(2009년 사망) 둘째 아들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에서 활동한 뒤 평양시위원회 제1비서와 중앙위원회 비서 등 요직을 거친 뒤 2007년 네팔 주재대사에 임명됐다.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일하는 조카는 장성우 첫째 아들이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영진 쿠바 주재대사는 1984년 외교부 부부장을 거쳐 스웨덴 대사와 아이슬란드 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장남과 결혼한 딸 때문에 2001년부터는 민간외교를 담당하는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전 대사가 다시 대사 자리를 꿰찬 데는 장 부위원장의 자형이라는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의 딸은 황 전 비서가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하자 이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20대인 김정은에게 ‘어버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기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의 만경대혁명학원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경애하는 어버이를 기다리며 촬영대에 서 있던 교직원과 학생들은…”이라고 표현했다.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절통한 마음 안고 해외에서 달려온 동포들을 뜨겁게 맞아주신 어버이 그 사랑”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이 이처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쓰이던 ‘어버이’ 호칭까지 대물림하는 것은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