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공심위원장 인선’ 長考… 설 연휴 기간 자택 머물러 적임자 없어 난항

입력 2012-01-24 18:35


설 연휴 기간 중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장 골몰한 대목은 4월 총선 공천 작업을 진두지휘할 공천심사위원회 인선 구상이었을 것이라는 게 당내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 위원장은 연휴 첫날인 21일 태릉선수촌 방문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렀다. 새로 단장한 페이스북(친근혜)과 트위터를 통해 “‘묵은 때’를 씻어버리고 ‘뜨는 첫 해’처럼 더 큰 행복, 더욱 큰 꿈이 이뤄지는 2012년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게 외부와 가진 ‘소통’의 전부다.

박 위원장이 자택에서 쇄신 구상을 하는 동안 당 주변에서는 공심위 규모가 위원장을 포함 15명 안팎이 될 것이며 외부 대 내부 인사의 비율을 2대 1 정도로 한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특히 공심위원장의 경우 총선 사상 최대 규모의 물갈이가 예상되는 만큼 공천 갈등과 반발을 감당할 외부인사 발굴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 나왔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공심위원장으로 한나라당 의원(16대)을 지낸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과 당 윤리위원장을 역임한 인명진(66)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등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윤 전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선거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다. 인 목사는 2008년 18대 총선 공천 시 당 윤리위원장으로서 공천개혁을 주장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소신파’다. 이들 외에도 보수 성향의 원로학자인 송복(75) 연세대 명예교수와 법륜(59) 평화재단이사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상돈 비대위원은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26일 비대위 회의 때 인선이 발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심위원장은 뾰족한 분이 없어 딜레마”라고 털어놨다. “대내외적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 정치가 돌아가는 걸 아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심위원 인선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위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 “15명에서 20명 정도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고 비대위원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이날 “당규 해석에 따라서는 비대위원이 공심위원이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심위 출범 시기도 엇갈리고 있다. 이 위원은 “당초 2월 6일 공심위를 발족할 예정이었는데 1주일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황영철 비대위 대변인이 최근 브리핑에서 “설 뒤에 바로 공심위가 구성될 것”이라며 “박 위원장도 공심위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과는 뉘앙스에 차이가 느껴진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