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곳곳에 새해 축하 포스터·간판 광장선 어린이 수백명 전통놀이”… 北 지국 낸 AP, 설 풍경 보도
입력 2012-01-24 18:58
설을 맞은 북한의 표정을 전하는 AP통신의 평양발 기사가 23일 송고됐다. AP통신은 ‘생기 넘치는 북한의 수도가 음력설을 축하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설을 맞은 평양의 모습을 전했다.
지난 16일 평양에 서방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종합지국’을 개설한 이후 본격적으로 북한 소식을 전하는 첫 기사였다. 기사는 AP통신의 평양지국 취재기자로 임명된 박원일 기자 명의로 작성됐다.
AP통신은 북한 주민들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을 추모하기 위해 23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 대거 나왔다면서 새해를 맞아 형형색색의 꽃과 어린이들의 게임으로 북한 주민들이 설을 축하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추모기간 이후 사라졌던 대형 김정일 초상화가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 다시 나왔고, 주민들이 줄을 서서 붉은 꽃을 바치며 김정일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수주간 황량하고 어둠침침했던 평양이 다시 여러 색으로 채워졌고, 여러 건물과 벽에는 ‘설 명절’을 축하하는 포스터와 간판들이 내걸렸다고 보도했다.
평양 도심에 있는 보통문에는 ‘2012’ 등 새해를 축하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등이 걸렸고, 평양대극장 앞 광장에는 수백명의 어린이들이 나와 연을 날리고 전통놀이를 하며 추위를 녹였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설을 맞아 국가연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23일 오후 목란관에서 열린 연회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기남 최태복 당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부위원장 등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참석했다.
한편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해 세계인의 이목을 붙잡았던 조선중앙TV 앵커 이춘희(68·여)가 설을 맞아 중국중앙(CC)TV에 출연했다. 이 앵커는 설을 맞아 평양 스튜디오를 찾은 중국 취재진에게 앵커의 자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 시청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는 장면을 녹화해 방영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춘희는 중국에서 온 여성 취재진에게 “예를 들어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전할 때 소리만 치고 감정도 없고 그런 식으로 하지 말고 텔레비전이니까 시청자들을 생각해서 부드러우면서도 말처럼 해야 한다”고 한 수 지도하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