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총회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 뒤집나

입력 2012-01-24 18:56

대한약사회가 최근 감기약, 소화제 등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를 수용했으나 내부 반발 때문에 입장을 뒤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오는 26일 총회를 열어 김구 회장에 대한 불신임 여부를 묻는 한편 약국외 판매에 대한 회원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약사회는 약국외 판매 방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후 약사회 내부에서 “집행부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할 때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수 임원이 무단으로 발표를 강행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집행부는 직접 대의원의 뜻을 듣고 입장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총회에는 대의원 350명이 참석하며, 토론에 이어 표결로 약국외 판매에 대한 약사회 공식 입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의결 기준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경기도 지역 회원들의 저항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외 판매 허용에 동의하지 않는 회원이 많아 총회를 통한 표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회원의 반발이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총회에서는 또 각급 약사회 총회에서 제기되는 김 회장과 집행부 불신임 건이 긴급 안정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이 불신임을 받거나, 불신임안이 부결되더라도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문제를 놓고 협상팀을 전면 교체해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논의 또는 협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약사회와의 합의를 바탕으로 다음 달 국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8월부터 약국외 판매를 시행하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2000년 의약분업제도 도입 이후 금지된 외래환자에 대한 병원내 약 조제를 허용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4일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0일부터 “병원에서도 약을 탈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구호와 함께 전국 병원과 협회 홈페이지(www.kha.or.kr)에서 벌이고 있는 ‘원내 조제 허용’ 서명 운동에 지금까지 261만8000여명이 참여했다.

이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병원협회는 다음달 중순쯤 국회에서 원내 조제 허용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의원들에게 관련 입법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