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시인 문학정신 기리는 시비 세운다

입력 2012-01-20 17:43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작시한 고 박영근(1958∼2006) 시인의 시비가 인천 부평구에 세워진다.

박영근시비건립위원회(위원장 정세훈)는 20일 “시비 건립은 박영근 시인이 생전에 살았던 인천시 부평구에서 시비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유족에게 전달해 옴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며 “노동문학의 진정성에 헌신한 박영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문단 선후배들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1989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 음반에 첫 곡으로 실리면서 운동권 세대를 넘어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됐으나 근 20년간 이 노래 가사가 박영근의 시에서 왔다는 사실이 묻혀져 있다가 2009년 시인의 3주기를 맞아 열린 심포지엄을 통해 저작권 문제가 공론화됐다.

정세훈 위원장은 “80년대와 90년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수백 회 이상 공연됐음에도 정작 작시자인 박영근 시인이 그 현장에 한 번도 초청받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그의 문학세계가 바르게 이해되고 계승될 수 있도록 고인의 6주기 기일인 5월 11일 이전에 시비를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부안 출신의 박영근 시인은 1981년 동인지 ‘반시’ 6집에 시 ‘수유리’로 등단한 뒤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을 시작으로 민요연구회, 노동자문화예술운동연합, 한국작가회의 등에서 주도적으로 활동을 하다 2006년 결핵성 뇌수막염과 패혈증으로 숨졌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