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박근혜 위원장, 연평도 해병대원들과 ‘스킨십’… ‘안보를 챙기는 지도자’ 부각
입력 2012-01-20 17:23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를 앞둔 20일 두 가지 깜짝 이벤트를 했다. 연평도 방문과 페이스북 계정 변경이 그것이다. 여야 정치인들이 통상 명절을 앞두고 시장이나 시설 등을 방문해 민심을 챙겼던 행보와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헬기편으로 연평도에 도착한 박 위원장은 먼저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아 2010년 11월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상황에 대한 보고를 청취하고 북한 도발에 대한 준비 태세를 둘러봤다. 박 위원장은 부대원들에게 직접 오찬 배식을 하면서 병사들에게 “누가 가장 보고 싶냐”고 물었고 한 병사가 “박 대표(위원장)님이 가장 뵙고 싶었다”고 답변해 폭소가 터져 나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주민대피시설과 포격 현장을 찾았으며 연평면사무소 관계자, 마을 이장, 부녀회장 등 주민 10여명과 30여분간 간담회를 갖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박 위원장의 연평도 방문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김정은 체제로 바뀌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안보를 챙기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의도로 비쳐졌다. 그동안 여권의 강력한 대선후보이지만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당 안팎에서 안보 문제에 취약할 것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바꾸고 이름도 ‘수첩공주’에서 ‘친근혜’로 대체하는 등 새 단장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쇄신과 변화가 필요한 새해를 맞아 페친(페이스북 친구)을 비롯해 국민 여러분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친근혜’라고 이름을 바꾸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수첩공주 계정은 삭제하기로 했다. 수첩을 손에 든 캐릭터도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는 모습으로 대체했다.
박 위원장은 설 연휴 기간에는 서울 삼성동 자택에 머물면서 4월 총선 필승 전략에 대한 구상에 골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책임이 많아 설 연휴에는 일만 할 것 같다”며 “여러 가지를 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심사위원회 인선 구상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남경필 의원을 비롯한 쇄신파 의원 10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당 국고보조금 제도의 전면 축소개편과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박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또 원내 중심 정당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과 당명 변경 등을 위한 전당대회를 4·11 총선 전에 열어 실질적 재창당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