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수익률 사상 첫 마이너스… 투자자들 ‘안전자산 선호’ 뚜렷
입력 2012-01-20 17:27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9개 회원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불안 심리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극심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발행된 150억 달러 규모의 미 재무부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이 -0.046%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투자자들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보고 이 채권에 투자했음을 의미한다.
TIPS는 물가 상승에 따른 채권의 실질 가치하락을 헤지하기 위한 상품이다. 물가가 오르면 나중에 지급받는 이자가 올라가고 물가가 떨어지면 정반대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시큐리티스의 전략가 빌 오도넬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잠재 수익을 위해 단기적인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낮아지자 투자자들은 액면 그대로의 국채보다 TIPS를 더 선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은 1.99%로 지난달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 값을 뺀 코어인플레이션(근원물가·Core Inflation) 상승률 2.2%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째 변동이 없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