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탈환 기대감 커진다… 연휴 직전 34.92P나 뛰어올라 ‘이례적 현상’
입력 2012-01-20 17:28
설 연휴를 앞둔 20일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4.92포인트, 1.82% 오른 1949.89로 마감했다. 주초 대비로 보면 90.62포인트(4.87%)나 급등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명절 연휴 직전의 주식시장에서는 매도·매수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코스피지수가 19일 올 들어 처음으로 19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계속해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어 20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유럽재정 위기, 미국경기 동향, 중국경제 둔화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낙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0선 기대감 높아져=코스피지수는 지난해 8월 초 1900선을 밑돌기 시작한 이래 10월 말∼11월 초와 12월 초 일시적으로 1900선을 회복한 적이 있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코스피지수가 1900선 이하의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주식시장을 둘러싼 사정이 올 들어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9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한두 단계씩 떨어뜨린 직후에도 코스피지수는 단 하루 16.41포인트 하락한 뒤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럽재정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시장은 경계를 늦추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프랑스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은 19일 대규모 국채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는 그리스 이탈리아의 추가 국채발행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어 유로존의 자금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낙관을 위한 몇 가지 전제들=문제는 다시 그리스다. 그리스 정부와 민간채권단이 자발적인 민간채권단 손실부담(PSI)을 위한 국채 교환을 놓고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면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치달을 수밖에 없어 세계는 또 한 번 격랑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도 전제돼야 한다. 미국경제는 19일 주간 신규 실업자 수가 35만2000명으로 4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대형은행의 대출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을 만큼 회복세를 보인다. 하지만 미 상무부조차 완연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할 정도다.
중국경제 또한 변수다. 지난해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은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8%대로 떨어졌다. 대중국 수출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률 동향은 우리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2000선을 넘기 위한 전제들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