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리치 운명 ‘여인의 입’에 달렸다… ABC방송, 둘째 부인 ‘폭로 인터뷰’ 방영키로

입력 2012-01-19 22:01

미국 ABC방송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이혼한 전부인과의 집중 인터뷰를 방영하기로 했다.

최근 공화당 대선 경선 판세는 깅리치가 상승세를 타면서 선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다시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복잡한 사생활의 남자’ 깅리치의 정치 명운이 자신이 버렸던 여인의 입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ABC는 깅리치 전 의장의 둘째 부인인 매리앤 깅리치와의 인터뷰를 19일(현지시간) 저녁 인기 시사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에서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21일 열린다.

깅리치는 매리앤과 18년간 결혼생활을 했고, 이혼 뒤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23세 연하의 현재 부인 비섹과 세 번째로 결혼했었다. 깅리치는 매리앤과 공식 이혼하기 전 6년간 비섹과 혼외정사를 해왔음을 고백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매리앤의 인터뷰가 결코 깅리치 측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매리앤은 과거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자신이 84세 노모의 생일잔치에 참석했을 때 깅리치가 전화로 이혼을 통보했음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실이 다시 언급되기만 해도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층이 두터운 사우스캐롤라이나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ABC의 인터뷰 사실이 17일 오후 드러지리포트를 통해 알려지자 깅리치 측에서는 공식 서한을 ABC 경영진에 보내 방영 일자가 프라이머리에 너무 촉박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에는 첫째 부인이 낳은 두 딸의 서명이 담겼다.

드러지리포트는 ABC 내부에서 방영 날짜를 놓고 격론이 벌어져 한때 방영 날짜가 프라이머리 뒤인 23일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ABC는 통상적인 의견 조율을 거쳤을 뿐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