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양말 ‘불티’-초고가 상품 ‘날개’…설선물 양극화
입력 2012-01-19 19:21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 설 선물 매장에서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양말, 통조림 세트 등 복고형 저가 상품이 잘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화점에서는 초고가 사치품이 조기 매진되는 등 ‘소비 양극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19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세트 중 식용유와 참기름 등으로 구성된 조미료 세트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28.5% 증가했다.
특히 2005∼2006년 이후 매출이 감소했던 양말세트 판매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양말세트의 경우 1만원대 이하 상품 매출은 14.6% 증가했고 3000원대 세트 매출은 10.3% 늘었다. 통조림 세트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고 커피 세트는 7.8% 각각 신장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1월에 설 연휴가 있으면 소비자가 연말 지출을 의식해 설 선물세트 수준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경기불황까지 겹쳐 저가 상품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도 최근 일주일간 통조림, 참기름 등 가공식품 선물세트 판매가 지난해 설 연휴 전 같은 기간(1월 20∼26일)보다 185% 급증했다. 양말 세트는 판매량이 54% 늘어났다.
이와 함께 백화점에서는 고가 선물세트가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일반 한우보다 20∼30% 비싼 29만∼60만원에 ‘울릉 칡소’를 지난해보다 100세트 늘려 500세트 준비했는데 17일 모두 판매했다.
전통 3대 한우인 칡소(울릉도), 흑소(제주도), 황우를 모은 ‘전통 한우 3선 세트’(65만원)도 100세트 중 90세트가 팔렸고, 벨루가 캐비아와 푸와그라, 홀 트러블로 구성돼 올해 첫선을 보인 ‘세계 3대 진미세트’(59만원)도 30개 이상 판매됐다.
이와 함께 그랑크뤼 특등급 5대 샤또로 이뤄진 프리미엄 와인 세트인 ‘금양 그랑크뤼 1등급 그레이트 빈티지 세트’는 170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3개가 팔렸다.
현대백화점도 90만원짜리 ‘현대 프리미엄 한우’를 80세트 한정 제작했지만 이미 모두 판매했고 한정판 ‘한우 매(梅)세트’(64만원)와 ‘한우 난(蘭)세트’(56만원)도 거의 판 상태다. 300만원인 ‘정관장 天 하늘의 하늘을 담다’ 세트는 2세트가 팔렸다.
한편 올해 설 선물세트 중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가격이 많이 떨어진 한우였다. 롯데백화점 한우 세트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5.2% 증가했고 현대백화점은 29.6%, 이마트도 28.3% 각각 늘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