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서도 발암물질 검출… 환경 호르몬도 다량 함유
입력 2012-01-19 19:12
담배를 쉽게 끊기 위해 많이 찾는 전자담배에서 암과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보건복지부는 시판 중인 13개 전자담배 회사의 제품(액상 121개) 일부를 수거해 연구용역을 의뢰한 결과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모든 제품에서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지정한 발암물질 아세트알데히드가 0.10∼11.81㎎/ℓ 검출됐다. 전자담배를 통해 이 물질을 흡입하면 폐 등에 만성호흡기 질환은 물론 신장, 목 등에 손상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 중 4개 제품에서는 극미량의 니트로사민(NNN)도 검출됐다. 이 물질은 일반 담배에도 포함된 성분으로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지정한 발암물질이다.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물질) 역시 다량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2개 제품에서 디에틸프탈레이트(DEP)가, 15개의 제품에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됐다. 이들 물질은 인체에 들어가면 남성호르몬을 차단하고 여성호르몬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EHP는 유럽 등에서는 사용이 금지되는 추세다.
인체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포름알데히드도 103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전자담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할 경우 인체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량 표시 또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마다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 표시된 함량과 실제 함량이 다른 제품도 상당수였다.
121개 액상에 함유된 니코틴 농도는 1㎖당 0.012∼36.15㎎으로 넓게 나타났다. 이는 니코틴을 0.05㎎ 함유한 일반 담배를 기준으로 할 때 0.24∼723개비에 해당하는 양이다. 더욱이 45%에 해당하는 55개 제품은 많게는 4배까지 니코틴의 표시 함량과 실제 함량이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니코틴 치사량이 성인기준 40∼60㎎인 것을 고려할 때 함량 표기를 믿고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할 경우 호흡장애, 의식상실 등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