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만 다른 똑같은 사고 ‘죽음의 도로’ 그냥 둘건가… 내부순환로 또 1명 추락사
입력 2012-01-19 22:00
지난해 11월 사흘 새 추락 사망사고가 2건 잇달아 발생한 서울 내부순환로(본보 2011년 12월 1일자 9면)에서 50여일만인 19일 승용차 추락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순환로의 구조적 안전성 문제와 행정당국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19일 오전 2시쯤 서울 연희동 내부순환로 성산대교에서 홍은램프 방향으로 달리던 김모(41)씨의 승용차가 연희램프 화단에 충돌한 뒤 25m 아래 홍제천 연가교 부근으로 추락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내부순환로에서는 지난해 11월 28일 1t 트럭이, 30일 1.2t 냉동탑차가 50㎝ 높이의 화단에 충돌한 뒤 차량이 뜨면서 110㎝ 높이의 방호벽을 넘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날 사고도 11월과 똑같은 상황에서 발생했다.
사고가 일어난 연희램프는 첫 번째 사고가 일어난 홍제램프에서 2㎞가량, 두 번째 사고가 일어난 홍은램프에서 4㎞가량 떨어져 있다. 세 차례 사고 모두 내부순환로 진입 끝부분에서 발생했다. 이 구역은 도로로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2m 정도 고가 바깥쪽으로 돌출돼 있다. 운전자들은 완만한 곡선도로를 직선도로로 착각하고 달리다가 피하지 못하고 충격흡수대와 화단을 들이받고 고가 아래로 추락했다.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지만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11월 사고 이후 세 번째 사고가 날 때까지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관리공단 측은 “보수업체 선정 과정에서 또 사고가 났다”며 “사고 발생 구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화단과 충격흡수 시설을 보완하는 작업을 다음 달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