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에 학살당한 ‘팔’의 비극 추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비망록’

입력 2012-01-19 18:29


폭 11㎞, 길이 45㎞의 길고 비좁은 모래땅. 그 둘레에는 높이 8m 방벽과 전기 울타리가 처져 있다. 바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다. 이곳에 난민 165만명이 살고 있다. 2000여년간 나라 없이 떠돌다 1948년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건국한 유대인들에게 총칼로 내몰린 이들이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고향에서 내쫓은 데 그치지 않고 수시로 장갑차와 탱크 무장헬기 무인폭격기로 공격한다. 이 책은 수많은 학살사건 중 1956년 11월 275명이나 숨진 칸 유니스 사건이 발생한 비슷한 시기에 남자 수십명이 학살당한 라파 사건을 추적한다.

이야기는 2002년과 2003년에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다른 학살 사건과 넘나들면서 펼쳐진다. 50년이란 시간 상 간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상황이 별로 달라진 게 없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존조건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부록으로 두 사건과 관련된 문서와 자료를 실었다. 저자는 만화라는 매체로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코믹 저널리즘’의 선구자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