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밤장사에 파출부로 번 돈 1억800만원 기부한 할머니

입력 2012-01-18 18:51

“군밤장사에서 파출부까지 가장 낮은 곳에서 힘들게 번 돈을 고귀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부산 거제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본부(본부장 이형진)에 18일 진순자(73) 할머니가 찾아왔다. 한 직원이 “할머니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지구촌 빈곤 아동들을 돕고 싶다”며 1억800만원이 입금된 예금통장을 건넸다.

이 할머니는 당황한 직원을 위로하며 “너무너무 어렵게 모은 돈이야. 힘들고 어렵게 모은 돈이라 단 한 푼이라도 아쉽고 더 어려운 곳에 쓰고 싶었다”면서 “과거 먹을 것 하나, 입을 것 하나 구하기 힘들었던 우리가 외국 원조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정말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에게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시에서 홀로 사는 진 할머니는 5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갖은 고생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후 결혼을 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결혼생활은 실패했다. 어린 딸을 키우며 군밤·군고구마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할머니는 어려움 속에서도 딸을 초등학교 교사로 훌륭하게 키웠다. 할머니는 틈틈이 사 모은 땅을 팔았다. 전 재산이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