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회 김종택 회장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추모탑 연내 건립”

입력 2012-01-18 18:51

‘조선어학회 사건’ 70주년을 맞아 서울 세종로에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33인 추모탑이 세워진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일제가 1942년 민족말살 정책에 따라 ‘조선말 큰사전’ 편찬 사업을 주도한 조선어학회 학자들을 민족의식을 고양했다는 죄목으로 탄압하고 투옥한 사건이다. 이극로, 최현배, 이희승, 정인승 등 조선어학회 학자 33명이 검거돼 커다란 고초를 겪었으며 이 가운데 이윤재, 한징은 옥중 사망했다.

조선어학회 후신인 한글학회 김종택(74) 회장은 18일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 사이 한글 공원(한글 마루지)에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추모탑이 건립된다”며 “올 상반기에 설계 공모를 하고 연내에 준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0년 3월, 58대 회장으로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33인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더군요. 이분들은 한글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는데 기념탑이나 비석 하나 없다는 게 후손으로 너무 부끄러웠지요. 그래서 그해 말 서울시장을 찾아가 세종로에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추모탑을 세워달라고 청원했지요.”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로부터 추모탑 건립안이 확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추모탑은 국비 6억원, 서울시비 6억원 등 총 12억원으로 건립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어학회 사건이 일어난 지 올해로 70년인데 조그만 비석 하나 세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너무 못난 후손이 아니겠느냐”며 “추모탑은 순국선열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한글학회는 또 5월 15일 세종대왕 탄신일인 ‘세종날’을 ‘겨레의 큰 잔칫날’로, 한글날을 공휴일이자 ‘문화대축일’로 지정해달라고 관계 당국에 청원했다. 김 회장은 “5월 15일은 스승의 날 이전에 세종대왕 탄신일”이라며 “세종대왕 탄신일을 겨레의 큰 잔칫날로 지정해 어가 행차 등을 재현할 것을 서울시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